머리떨림 어떻게 완치될 수 있을까요. (김해 30대 후반/여 파킨슨병)
2025.05.08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어린 나이에 머리 떨림 증상이 나타나며 많은 불안감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우선, 떨림(진전, Tremor)은 신체의 한 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리듬 있게 흔들리는 현상을 말하며, 흔히 손 떨림을 많이 떠올리지만 머리, 다리, 목소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 떨림은 비교적 드문 유형이긴 하지만,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 주신 대로 파킨슨병 초기 증상일 가능성을 의심하셨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머리 떨림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파킨슨병보다는 다른 원인을 고려해야 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파킨슨병은 일반적으로 손이나 다리의 정적인 상태에서 미세한 떨림이 먼저 나타나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몸이 굳는 증상(강직), 균형 잡기가 어려워지는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동반됩니다. 머리 떨림은 파킨슨병보다 오히려 ‘본태성 떨림(Essential tremor)’이나 ‘근긴장이상(Dystonia)’의 한 형태에서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본태성 떨림(Essential Tremor)은 가장 흔한 신경계 떨림 질환으로, 특히 머리 떨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흔하며, 스트레스나 피로, 긴장, 카페인 섭취 등에 의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머리뿐 아니라 목소리, 손, 턱에서도 떨림이 생길 수 있고, 움직임을 시작할 때나 유지할 때 떨림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근긴장이상(Dystonia)은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며 특정 자세를 유지하게 만드는 질환인데, 목 주변 근육에 나타날 경우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떨리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머리 떨림은 불규칙하고, 목의 경직감이 동반되며, 특정 자세에서 완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갑상선 기능 항진증, 약물 부작용(항우울제, 기관지 확장제 등), 불안장애, 뇌의 구조적 이상(소뇌 손상 등), 만성 스트레스 등도 떨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심리적 요인에 의한 기능성 떨림도 요즘 젊은 연령층에서 늘고 있는데, 긴장이나 특정 상황에서만 떨림이 나타나고, 이완하거나 집중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줄어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신경과 전문의 진료와 함께 뇌 MRI, 갑상선 기능 검사, 혈액 검사, 신경생리검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파킨슨병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비진행성 질환이거나 조절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의학적 치료 관점에서도 떨림은 조기에 접근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신경정신과 한의원에서는 떨림을 ‘풍(風)’의 움직임으로 해석하며, 간(肝)의 기운이 울체되어 내부에서 풍이 일어나는 경우(간풍내동, 肝風內動)가 많다고 봅니다. 특히 심리적 긴장, 스트레스, 피로가 반복될 때 간기울결(肝氣鬱結)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기혈이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면서 떨림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기혈허약(氣血虛弱)으로 인해 말초 근육과 신경을 제대로 영양하지 못할 때도 떨림이 생기며, 이는 머리 떨림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한약 치료와 침구 치료를 병행하면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풍을 식히고 간기울결을 풀어주는 ‘천마구등음’, ‘가미소요산’ 같은 한약 처방은 떨림과 긴장을 줄이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기혈을 보하면서 진정을 도와주는 ‘귀비탕’, ‘보중익기탕’ 등도 개인 체질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침 치료는 자율신경계 조절과 말초 혈류 개선에 큰 도움을 주며, 특히 백회(百會), 신문(神門), 풍지(風池), 족삼리(足三里) 등의 혈자리를 중심으로 치료합니다. 경근(筋)의 이완과 동시에 뇌의 혈류 흐름을 안정시켜 떨림과 동반된 불안감이나 긴장감도 함께 개선됩니다.
약리학적으로 보면, 한약은 중추신경계 흥분을 조절하고, 항산화 작용 및 혈관 순환 개선을 통해 신경 전달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한약은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춰 조제되므로 부작용이 적고 장기 복용에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후 또한 긍정적입니다. 단순한 본태성 떨림이나 기혈허약, 스트레스성 떨림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파킨슨병과 같이 진행성 질환이 아닌 경우엔 꾸준한 치료를 통해 떨림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떨림 증상을 조기에 인지하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입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처의 신경정신과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적합한 검사를 받아 보신 후, 전문가의 진단과 함께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식을 찾아가시길 권유드립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증상에 있어서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