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신강식입니다.

질문자님께서 설명해주신 증상들을 종합해보면,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이나 밤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 나타나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는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질문자님께서 언급하신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이상한 느낌'이라는 표현이 하지불안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은 피부 표면의 가려움이 아닌, 다리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불편하고 답답한 감각입니다.

환자들은 이를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 '화끈거리는 느낌'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한 감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이 있으며 이는 보통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을 동반합니다.

둘째, 이러한 증상이 휴식이나 비활동 상태에서 시작되거나 악화됩니다.

셋째,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움직임으로 증상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완화됩니다.

넷째, 증상이 저녁이나 밤에 더 심해지거나 오직 그 시간에만 나타납니다.

질문자님의 증상이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갱년기와 하지불안증후군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는 도파민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하지불안증후군의 발병이나 악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도파민은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그 기능이 저하되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폐경기 여성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철분 결핍 역시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갱년기 여성은 월경으로 인한 철분 손실은 줄어들지만, 호르몬 변화로 인한 철분 흡수율 저하나 식이 패턴의 변화로 인해 철분 결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 속 철분이 부족하면 도파민 생성이 저하되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액검사를 통해 철분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부족과 하지불안증후군의 관계는 복합적입니다. 적절한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이나 취침 직전의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중강도 운동, 특히 걷기나 요가, 가벼운 스트레칭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하지불안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요인입니다. 갱년기로 인한 수면 장애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추가되면 수면의 질이 더욱 떨어지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는 일상생활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불편한 감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인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우울증, 인지기능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경우 이미 호르몬 변화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면 장애까지 겹치면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의 감별진단도 중요합니다. 말초신경병증, 혈관 질환, 근육 질환 등이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을 '각불안증(脚不安症)' 또는 '각부진통(脚部振痛)'으로 보며, 주로 기혈순환장애, 간신음허(肝腎陰虛), 담음(痰飮) 등이 원인으로 여겨집니다. 한의학적 치료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침치료:족삼리(足三里), 삼음교(三陰交), 양릉천(陽陵泉) 등의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하여 기혈순환을 개선하고 불편감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약침: 특정 혈자리에 약재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순환 개선과 진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약 처방: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귀비탕(歸脾湯), 팔물탕(八物湯),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뜸 치료: 혈자리에 뜸을 뜨는 방법으로, 기혈 순환을 돕고 냉증을 개선합니다.

질문자님께서 겪고 계신 하지불안증후군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다양한 치료 옵션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질문자님께서 하루 빨리 깊은 잠을 편안히 주무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